Straightening Nature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한 파노라마 사진
2015 - 현재
Straightening Nature
panorama
2015 - present
자연에 직선은 없다고들 한다. 사실 완전한 직선은 자연 뿐 아니라 인위에서도 물리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많은 경우 직선이라고 가정하고 그냥 산다. 직선은 머릿속에서만 가능하다.
직선에 가까운 선은 있을 수 있다. 저기만 약간만 펴면 직선이겠는데.. 여기만 조금 반대로 휘면..하면서 머릿속의 직선을 구현하기 위해 손을 쓸 수도 있다. 의미를 찾아서든 욕구에 의해서든 여러 이유에서 직선을 만들려고 한다. 그 행위를 인간의 정신적/물리적/문화적 행위라고 빗대어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길을 가다가 만난 선들을 핸드폰 카메라의 파노라마 기능으로 추적해서 보다 직선에 가깝게 만들었다. 그런다고 그것이 직선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이미지의 상하(또는 좌우)에 검게 배어나온 왜곡된 프레임의 테두리가 이것이 조작된 이미지임을 알려 준다. 위에서 직선을 찾고 구현하려는 행위가 인간의 행위에 비유되었다면, 나는 (선이 얼마나 직선에 가까운지가 아니라) 이 검은 픽셀의 흔적들이 (나의)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이 작업은 일종의 시각화된 스테이트먼트이다.)
NAH대안공간설악 설치 전경 (2026 기획 프로젝트 《적대시적대화》 2차전시 〈트램폴린〉, 2026.5.4~ 6.26)
installation view at NAH대안공간설악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한 파노라마 사진을 천에 인쇄
가변설치
2026
⟨적대시적대화⟩ 2차전시 ⟨트램폴린⟩에서…
자연은 스스로 존재하는 것. 우리는 모두 자연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를 각자의 방식으로 보고, 해석하고, 판단한다. 그러면서 바로 그 대상의 실제와는 간극이 생긴다. 스마트폰의 파노라마 기능으로 주변의 여러 선들을 추적해 본다. 길쭉한 구름, 바위의 금이나 콘크리트의 틈, 산맥이 하늘과 만나는 테두리 등, 구불거리는 선들을 추적해서 직선으로 펴다 보면 주변 공간은 왜곡된다. 때로는 프레임의 가장자리에 검은 픽셀이 생기는데, 공간이 구겨지다 못해 데이터가 없어서 공백 처리된 흔적이다.
⟨적대시적대화⟩의 주제, ‘적대와의 시적 대화’는 나의 안과 밖의 대화에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 나의 직선으로 펴려던 너의 모양은 무엇이었을까, 그래서 내가 놓친 부분은 뭐였을까. 자아를 벗어날 수는 없겠지만, 한번 더 높이 뛰어서 거리를 벌려 본다.
설악동의 낡은 건물이라는 거친 공간에서, 그곳의 시간의 흔적이 작업과 연결될 수 있는 방을 골랐다. 콘크리트 벽의 금이 이미지의 선과 연결되고, 벽에 연결된 천은 주름져 바닥에 놓인다. 평면의 이미지는 공간에 흐르고 펼쳐져 다시 입체가 되고, 직선은 다시 꺾이고 휘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