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 두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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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변 설치
2013

One Person, Two pla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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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mension variable
2013

 

정면의 얼굴은 초상화 또는 증명 사진 등 아이덴티티를 최우선으로 드러내고자 할 때 사용된다. 나는 자녀로써 엄마와 아빠에게 모두 소속되어 있지만 두 분과는 분리된 하나의 인격이고, 두 분의 이혼의 영향을 크게 받지만 당사자는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지우고 그리고 지우기>에서처럼 경계선을 넘어다닐 수 있다.

이 작업에서 나는 엄마의 집에 있는 내 방과 아빠의 집(우리가 함께 살았던)에 있는 내 방에서 나의 정면 얼굴을 스스로 촬영하였다. 또한 각 이미지를 엄마의 집에 있는 프린터와 아빠의 집에 있는 프린터로 인쇄하였다. 그리고 두 종이에 인쇄된 내 얼굴의 이미지가 정확히 반으로 나뉘도록 종이를 세로로 접고 이미지가 연결되어 보이도록 나란히 세워두었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사물들의 소유권이 나뉘어져 촬영의 장소인 내 방과 사진에 찍힌 물건들, 그리고 그것을 인쇄한 프린터와 종이까지 구분되고 달라졌지만, 나는 이미지의 경계, 그리고 접힌 종이의 경계를 넘어서 하나의 이미지로 인식된다. 또한 원래 한 장소에서 찍은 동일한 이미지가 아닌, 다른 공간에서 찍은 다른 이미지를 나란히 세워두어도 나는 프레임에 의해 나누어지지 않고 하나의 이미지로 나타난다.